이주민 건강보험 제도 개악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에 참여해주세요

지난 6월 7일,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의무화하고, 체류자격이 영주(F-5)와 결혼이민(F-6)인 자를 제외하고는 소득과 무관하게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 당 평균보험료를 부과하며,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체류기간 연장신청 및 외국인 등록 시 체류기간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이주와 인권연구소는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하는 보건복지부의 개선방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개선방안이 가져올 여러 문제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듣고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내는 질의서를 70여 시민사회단체의 연명을 받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질의서에 대한 회신 없이 지난 8월 29일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그리고 예고사항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10월 8일까지 받겠다고 공고했습니다.

이주와 인권연구소는 입법예고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유하면서, 여러 시민사회 단체 및 개인들께 반대 의견 제출을 위한 공동행동을 제안합니다. 10월 8일까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에 여러분의 반대 의견을 이메일(chando@korea.kr) 또는 팩스(044-202-3933)로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이에 동참해주실 단체 및 개인들께서는 (이미 보내신 경우에도 다시 한 번), 입법예고에 대한 반대 의견을 10월 8일 당일,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에 팩스로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주와 인권연구소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 내국인과 다른 보험료 부과기준을 적용받는 외국인의 범위 조정 (안 제76조의 4)

현재 외국 국적의 이주민에게 부과되는 지역가입자 보험료는 방문동거(F-1),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내국인과 동일하게 소득(임금)으로 산정하고, 그 밖의 체류자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 (2018년 현재 103,080원)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행령 개정안은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지역보험료를 부과하는 체류자격에서 방문동거(F-1)와 거주(F-2)를 제외하고, 영주(F-5)와 결혼이민(F-6)만을 남겨놓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방문동거(F-1) 체류자격을 가지고 부모 없이 아동복지시설(보육원, 그룹홈, 청소년 쉼터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아동들이 10만원이 넘는 지역보험료를 납부하고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또한, 난민인정자를 포함해 거주(F-2) 체류자격을 가지고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저소득층 이주민 역시 고액의 지역보험료를 부과 당하게 됩니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난민인정자와 인도적 체류허가자에게는 지역보험료 일부를 경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그 경감액 또한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한 보험료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외국 국적의 이주민 가운데 의료급여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난민인정자와 결혼이민자 중 일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의료급여 혜택은 없으면서 사고, 질병, 장애, 그 밖의 사유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이주민들에게도 고액의 지역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처사입니다.

특히, 지난 6월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대로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이 의무화되고, 건강보험 체납 이주민에게 체류기간 연장 허가 등 각종 출입국 관련 심사 시 불이익을 주게 되면, 생활이 어려운 이주민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거나 체류자격을 상실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에 있어 외국국적 이주민은 내국인에 비해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기존의 차별을 더 심화시키게 될 뿐 아니라, 생활이 어려운 이주민들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반대합니다.

◉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

○ 외국인 등의 지역가입자 자격 취득 신고 시 필요한 국내 거주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변경 (안 제61조의 2)

국내에 90일을 초과하여 체류하려는 이주민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외국인등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이주민의 지역가입 자격 취득 시기를 외국인등록 시기를 고려해 입국 후 3개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학이나 결혼 등의 사유로 3개월 이상 거주할 것이 명백한 이주민의 경우는 국내에 입국한 날 지역가입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약 개정안대로 지역가입자 자격 취득 시기를 입국 후 3개월에서 6개월로 변경하면, 외국인등록 후에도 최소한 3개월의 건강보험 공백 기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간 중에 이주민 개인이 부담하기 어려운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는 경우, 그 부담은 결국 개별 의료기관이나 지역사회에 지워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건강보험은 건강과 사회보장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험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이 지체 없이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가입자 개인은 물론이고 전체 시스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역가입자 자격 취득 가능시기를 입국 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이기 보다는, 오히려 3개월 이상 거주할 것이 명백한 이주민에 대해서는 유학이나 결혼 이외의 사유로 입국한 경우에도 입국한 날부터 지역가입을 허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외국인등록을 한 날부터 허용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 지역가입자가 될 수 있는 외국인의 체류자격에 「난민법」에 따라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사람을 추가 (안 별표9)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기타(G-1) 체류자격을 가진 이주민을 지역가입을 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G-1-6 비자를 부여받는 인도적 체류허가자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밖의 기타 체류자격자, 예를 들어 산재로 치료 중인 자(G-1-1), 질병·사고로 치료 중인 자(G-1-2), 난민신청자(G-1-5), 임신·출산 등으로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자(G-1-9), 성매매 피해 등으로 인도적 고려가 필요한 자(G-1-11) 등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특히 G-1 비자 소지자는 법무부장관의 허가 없이는 취업활동도 하지 못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가입 자격조차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보장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한편, 앞서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에서도 우려한 바와 같이, 인도적 체류허가자의 보험료 역시 본인의 소득에 따라 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 당 평균보험료로 부과됩니다. 물론 경감 대상이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그마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지원 사업」을 통해 난민인정자, 난민신청자, 인도적 체류허가자 및 그 자녀의 입원·수술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 의료지원 사업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건강보험 가입자격은 생겼으나 보험료 부담으로 가입하지 못한 인도적 체류허가자가 의료지원 사업의 수혜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오히려 의료보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따라서 인도적 체류허가자에게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허용하려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먼저 현실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 의견, 이런 이유 어떤가요?> 
– 건강보험 적용사업장에 고용되고도 고용주의 거부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없이, 무조건 보험료도 비싼 지역가입을 하라는 것은 무책임하다.
– 동일 업종에서 동일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이주노동자임에도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에 비해 2배 이상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 이주민에게는 임의계속가입제도(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갖고 있다가 실직한 사람에게 직장가입 시의 노동자 부담 보험료만을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높은 보험료가 부과되는 지역가입자가 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사업 대상 선정의 기준 중 하나는 건강보험료인데, 이주민들이 소득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내게 되면 복지사업 대상에서도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 난민법은 난민 인정자에게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규정하고 있는데, 난민 인정자의 지역보험료를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하지 않는 것은 난민법 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