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어선원 183명, 여권 불법 압수 근행 근절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공동진정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국가인권위원회와 나오미센터,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는 2021년 9월 7일부터 27일까지 20톤 이상의 연근해어선에서 일하는 221명의 이주어선원을 대상으로 여권 압수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하였습니다.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는 설문에 응한 221명 중 여권을 압수당한 183명의 이주어선원을 대리하여 2021년 10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여권을 되돌려 줄 것과 압수 기관 처벌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문

인질이 된 이주어선원: 여권압수 관행을 근절하라

오늘 이주어선원 183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여권을 되돌려 달라는 취지의 집단 진정을 제기하려고 한다.

이주어선원의 여권을 압수하는 관행은 지난 10년 동안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2012년 인권위 실태조사에서 169명의 설문 응답자 중에서 약 78%가 여권을 압수당했다. 2021년 9월 나오미센터와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가 행한 실태조사에 응답한 221명의 이주어선원 중 90% 정도가 여권을 압수당했다.

한국의 수산업은 이주어선원의 노동에 철저하게 의존하고 있지만 이주어선원들은 정부, 선주, 노조 등 그 누구로부터도 인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안중에도 없는 존재일 뿐이다. 이러한 이주어선원들이 여권까지 빼앗기게 되면 인권 침해를 당해도 탈출할 수 없는 강제노동과 인신매매를 당하기 쉬운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노동기구(ILO)나 국제이주기구(IOM)와 같은 국제기구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대표적인 식별 지표로 여권과 같은 신분증의 압수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여권 압수의 심각성에 대해서 지금까지 눈 감아왔다. 2012년 이주어선원의 여권 압수 관행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 여권 압수를 금지하는 대신 「연근해어선 승선 외국인 선원 근로여건 개선 대책」을 발표하여 동의서를 징구 받는 조건으로 이주어선원의 여권 압수를 정당화 해 주었다.

2021. 6. 15. 선원법 제50조의 2를 신설하여 “선박소유자는 선원의 여권 등 신분증을 대리하여 보관해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두었지만 이 규정은 그 자체로 문제가 많다. 벌칙이 과태료 500만원 이하로 너무 약하고 여권 압수 금지 주체를 선주로 한정해 놓고 있다.

선주만 여권을 압수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놀랄 만한 결과는 이주어선원들은 자신의 여권을 가장 많이 빼앗은 기관으로 관할 지역 수협을 꼽았다는 점이다. 이것만 봐도 수협은 이주어선원의 송출입 과정을 관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선원법 제50조의2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법만 해두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는 선박소유자나 수협중앙회나 송입업체 등에 이주어선원의 여권을 압수하지 말고 압수한 여권을 돌려주라는 그 흔한 공문 한 장 보내지 않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은 약 50%의 이주어선원이 여권과 함께 외국인등록증과 통장을 압수당했다는 점이다. 선주 등은 여권을 압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서 이주어선원을 배에 묶어두는 이중·삼중의 장치를 둔 것이다. 그러나 선주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여권을 압수하는 것은 현행법상 엄연한 위법행위이며 이주어선원이 사업장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인간답고 차별적이지 않은 노동조건을 제공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권을 빼앗긴 이주어선원 183명을 위해 오늘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 진정을 제기하면서 해양수산부에게 여권 압수 관행 근절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1. 이탈한 사람을 포함해 이주어선원들이 여권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라.

2. 이주어선원의 여권을 압수한 자들이 처벌받도록 하라.

3. 이주어선원의 송입송출 과정에서 여권 압수 등 인권침해에 앞장서 온 수협을 배제하고 공공기관이 그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라.

4. 이주어선원이 다시는 여권과 외국인등록증과 통장이 압수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5. 선원법 제50조의2의 여권 압수 금지 주체를 확대하고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개정을 하라.

선원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경주이주노동자센터,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나오미센터, 성요셉 노동자의 집, 이주와 인권연구소, 한삶의집, (재)화우공익재단), 난민인권센터,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두레방,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민센터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