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인 지자체 코로나19 예방백신 수요조사 관련 공동 의견서

2021년 7월 16일

백신접종, 또 다른 이주민 차별이 돼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상식과 달리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방역현장에서는 차별과 배제가 수시로 일어났습니다. 중앙정부와 여러 지자체들은 내국인 우선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외국인을 열외시민 취급했고, 행정관서가 희생양을 필요로 할 때는 편의적으로 존재를 부각시켰습니다. 이주민을 배제한 공적 마스크 공급과 재난지원금 정책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와 지자체는 차별과 배제를 제도적으로 부추긴 면이 있습니다.

그로 인해 코로나 발발 이후 감염자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에, 특별히 이주민들은 감염원 취급을 받으며 혐오 대상이 되기도 하고, 방역 자원 분배의 효율성을 따질 때는 마치 아무 곳에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집단감염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 조치로 여러 지자체가 시행했거나 여전히 진행형인 외국인 대상 전수조사 행정명령이 대표적 외국인 혐오 사례라면,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은 체류 자격에 따른 배제의 전형입니다.

지난 13일(화) 경기도 화성시는 「(긴급)고용허가 외국인노동자 코로나19 예방백신 수요조사」라는 제목으로 자치단체 내 외국인 고용사업장에 공문을 보내며 15일까지 회신을 요구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화성시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자체 자율접종 계획안>에 따라 만 18-49세 고용허가 외국인노동자(E9, H2 비자 소지자에 한함)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제외대상으로 ‘재외동포비자(F4), 불법체류자 등 고용허가 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이라고 명시하여 체류 자격에 따른 차별을 했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배제하지 말아야 할 방역현장에서 체류자격에 따라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은 방역 기본 수칙을 무시하는 것이요, 외국인 대상 코로나19 진단검사 전수조사를 강행했던 지자체의 자기모순입니다. 경기도가 방역효율성을 핑계로 강제하기도 하고, 배제하기도 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도 도민이요, 그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어서는 안 되는 방역 대상입니다.

지자체가 공문에서 <제외대상>을 명시하지 않아도 방역 현장에서는 체류 자격에 따른 차별이 일상으로 일어납니다. 지난번 60세 이상 접종 당시 접종 대상자였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중에는 “불법 체류자는 한국에서 백신 못 맞는다”는 말을 고용주로부터 듣고 접종을 포기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미등록자 고용 사실을 드러내기 원치 않는 고용주들 입장에서는 ‘재외동포비자(F4), 불법체류자 등 고용허가 되어 있지 않은 외국인’을 백신접종 수요조사 제외대상으로 명시한 공문을 보며 자신들의 판단이 맞았다고 주장할 근거를 획득한 셈입니다. 아무리 지자체나 방역당국이 우선순위에 따라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고 항변해도 이미 해당 공문은 “체류자격에 따른 차별은 당연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고용주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르면 미등록 이주노동자라 할지라도 관리번호를 신청하여 백신 예방 접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경기도 지자체 자율접종 수요조사 공문에서 보듯이 차별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를 집단감염취약 사업장 혹은 집단이라고 구분했다면 그에 해당하는 사람은 빠짐없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체류자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병원노동자를 보건의료인과 비보건의료인으로 구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전체 체류 외국인 200만 명 중 20%에 달하는 약 40만 명이 미등록 이주노동자입니다. 이는 세종특별시보다 많은 인구입니다.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방역당국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방역당국이 백신 물량 부족과 외국인등록번호와 같은 식별 가능성이라는 편의성을 핑계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배제하는 지자체들의 관행을 묵인한다면 방역 실패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패착입니다.

4차 대유행 이후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방역당국이 이주노동자를 우선 접종자로 분류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재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이 국민 정서를 이유로 배제된다면 방역 구멍을 스스로 만드는 격이며 그 결과로 비난을 면키 어렵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감염병에 취약한 사람에게 우선접종하고, 차별 없이 공평하게 접종한다는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기반한 인권방역 수칙이 있어야 합니다.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이주민들 중에는 체류 자격을 갖고 있음에도 정부사전예약시스템 예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등록자들은 아예 배제되고 있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사회는 방역당국에 백신 접종에 있어서 우선순위 선정과 배분 원칙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자체 자율접종 계획에서 미등록자, 재외동포 등 체류자격에 따른 차별이 없도록 지침을 마련하라!

질병관리청은 체류 자격 구분 없이 예약과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수립하라!

빈틈없는 방역을 위해 모든 이들이 공평하게 백신 접근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하라!

2021년 7월 16일

대구경북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성서공단노조, 대구이주민선교센터, 이주와가치, 북부이주노동자센터,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경북지역본부, 민중행동, 대구사람장애인자립지원센터, (사)장애인지역공동체, 경산장애인자립센터, 인권운동연대, 대경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땅과자유, 지구별동무, 무지개인권연대, 녹색당대구시당, 노동당대구시당, 노동당경북도당, 정의당대구시당, 진보당대구시당)

이주노동자평등연대(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민변노동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국제이주문화연구소, 아시아의 창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이주민노동인권센터, 대전이주노동자연대, 충남다문화가정협회, 대전이주민지원센터, 홍성이주민센터, 충남이주여성상담소, 충남이주민과함께 꿈이평화,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성공회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의정부EXODUS, (사)함께 하는 공동체,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한삶의집, 이주민센터 동행)

공익법센터 어필, 두레방,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정만천하 이주여성협회, 성요셉노동자의집, 이주와 인권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