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주민 백신 접종에 대한 이주인권단체 공동 의견서

2021년 6월 22일

코로나19 발발 이후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들은 마스크 배분 정책에서 차별과 소외를 경험했고, 재난지원금 배분에서도 같은 경험을 한 바 있다. 또한, 외국인만을 특정한 각 지자체의 코로나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방역 효과와 상관없이 이주노동자 혐오만 부추겼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에 있어서 이주민 차별은 여전하고, 계속될 여지가 있어 이주인권단체들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6월 2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현항을 보면 1차 접종을 완료한 국민은 1501만 2455명(29.2%), 2차 접종은 404만 6611명(7.9%)이 접종을 완료했다. 정부가 우선접종대상으로 분류한 의원과 약국 종사자 접종률이 72.5%를 기록해 정부가 제시한 집단 면역 접종률인 70%를 넘어서며 정부는 본격적으로 일상 회복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가운데 제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감염 취약 집단에 대해서는 여전히 현실성 없는 방역 대책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별히 지난 20일 중대본은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발표하며, 이주노동자 밀집 사업장 등 방역취약사업장을 중점관리사업장으로 지정하여 지자체에서 PCR검사를 연계토록 했다. 이는 ‘외국민’만을 특정하여 진담검사를 받도록 했던 차별적 행정명령이 반복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주노동자 다수 근로사업장을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공동생활공간으로 지칭한 관리 지침은 비현실적이며 차별적이다. 해당 지침은 기숙사 이용 인원을 최소화하고, 침대 간 간격 유지와 인원 배정, 불가한 경우에는 월 1회 이상 주기적 PCR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작년 수해 이재민의 80%를 차지하고, 지난겨울 비닐하우스에서 이주노동자가 사망했던 주거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이러한 지침은 형식에 그칠 여지가 많다. 오히려 자가진단키트 배분 등을 통해 방역 취약 사업장 이주노동자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다.

이에 이주인권단체들은 그간 상담을 통해 앞으로 20-40대가 접종 대상이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예견하고 방역당국에 사전 예방적 조치를 촉구한다.

1. 정확한 정보 제공: 국별 언어로 백신예방접종 안내할 것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나 질병관리청 모두 영어 외에는 외국어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관련 지원단체 등의 안내를 통한 부분적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미국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5개 언어, 호주 보건부는 63개 언어별로 코로나 백신 접종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주재국 외국인들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소한 외국인고용허가제로 입국한 16개국 언어는 기본이고, 좀 더 다양한 국별 언어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주민 대상 Q & A와 언어별 문진표가 사전 준비돼 있어야 한다. 백신접종 예약사이트 역시 다국어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2. 백신접종 이주민 담당자 지정 필요

방역당국은 외국인 이주민도 내국인과 동일한 절차로 백신접종을 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나 지자체 민원 콜센터와 보건소 백신접종 TF담당자 사이에도 이주노동자 관련한 정보가 다를 정도로 외국인 이주민 대상 예방접종 준비가 소홀하다. 전담 직원 지정이 필요하다.

사례) 60대 이상 접종 대상 이주민이 한국어가 서툴러 통역이 동행하려 했으나 보건소에 거부당함.

사례) 민원상담 콜센터에서는 60대 이상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보건소에서 관리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보건소 백신접종 TF담당자는 예약이 끝났다고 안내하며 추후 예약을 위한 관리번호 부여를 선 발급하는 것마저 거부.(6월 21일)

사례) 단기비자로 출국유예 1년을 받은 이주민이 출국 후 재입국 희망하여 백신 접종 문의했으나 관할 보건소에서 잔여백신 접종 관리번호 부여 대상 여부를 확인하지 못함.

3. 출장 접종과 셔틀 운영, 접종 강제 휴무제 필요성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주 동의 없이 사업장을 벗어나 접종하기 어렵다. 특히 농촌 이주노동자들은 월 2회 토요 휴무만 있어 사업주가 허락하지 않으면 평일 접종이 불가능하다. 선원이나 도서지역 노동자들 역시 접근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주노동자들은 접종 후 휴식과 증상 발열 시 대응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다. 고용주들에게 접종에 따른 혜택을 부여하거나 접종 휴무를 강제하도록 해야 한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원단체 시설을 활용한 출장 접종, 농어촌 거주자를 위한 이동식 접종이나 셔틀 운영이 필요하다.

4. 미등록자 접종률 제고 방안

40만에 근접한 미등록 이주민은 체류 외국인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핸드폰 본인 인증이 불가능한(등록체류자들도 본인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다) 미등록자들은 보건소에서 관리번호를 부여받아야만 예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등록이라는 특성상 신분 노출을 극히 꺼리고,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면에서 다른 방식의 관리번호 부여와 접종 예약 방식이 필요하다.

잔여백신 신청은 엄두도 못내고 일정에 따른 접종조차 제한받고 있는 미등록자들에게 접근이 용이한 지원단체 등을 통한 (대리)예약과 접종이 가능해야 한다.

5. 다중이용시설 종사자임에도 배제되는 활동가

지원단체 활동가들은 취약집단으로 분류되는 이주노동자 다중이용시설 종사자임에도 우선접종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는 모순을 시정되어야 한다.

미국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보건복지부장관 및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에 대한 공평한 대응 TF를 구성해 사회적 취약집단(인종, 민족, 성, 젠더, 빈곤, 농어촌, 고립지역 등)을 위한 코로나19 건강평등 대응 및 회복 TF를 구성하여 1) 불균등한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자원 배분, 2) 평등 실현을 위한 재원 배분, 3) 취약집단과 효과적이고 문화적으로 적절한 의사소통, 접촉이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달리 대한민국은 이주노동자들을 방역취약대상이라고 하면서도 정보 불평등과 의료 접근권 문제를 해소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차별은 방역에 사각지대를 만들고 공동체 안정을 위협할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주민 건강이 공동체 건강임을 직시하여 백신접종에 있어서 어떠한 차별이나 소외, 배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주인권단체들은 위 요구가 관철되는지를 주시하며 방역당국의 즉각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2021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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